무주상보시
친구의 추천으로 넷플릭스 어른 김정하를 만났습니다(보았습니다.)
왜 나의 곁에는 어른 김정하가 없었나? 아니라 나도 어른 김정하가 되어야 겠다 싶었습니다. 어른이고 싶었습니다.

어른 김장하
어른 김장하는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한 김장하 선생님의 삶을 조명합니다. 김장하 선생님은 한약방 수익을 개인적 부로 쓰지 않고, 지역 사회와 약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눴습니다. 60년간 건물 세를 올리지 않고, 저렴한 한약을 제공하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한 것도 모자라, 형평운동(백정 차별 철폐 운동)의 정신을 이어 기념사업회를 설립했습니다.
다큐는 김장하 선생님이 직접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주변인들(김장하 선쟁님의 동창, 장학생등)의 증언과 그가 지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아온 삶. 이 다큐는 화려한 연출 대신, 담담하지만 묵직한 감동으로 “어른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아온 삶
선생님은 “돈은 똥과 같아. 쌓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밭에 뿌리면 좋은 거름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한약방에서 번 돈을 지역 신문사, 문화단체, 환경운동, 사회적 약자 지원에 썼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1992년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설립하며 “70년 전에도 차별이 있었고, 오늘도 차별이 있다”고 안타까워하시며 형평운동을 계승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나눔은 거창한게 아니라 일상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희망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어른 김정하는 우리들의 삶의 이정표이다.
어른 김정하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아이들을 품고, 변함없이 따뜻한 품을 내어준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김정하 선생님은 보답을 바라지 않았고, 칭찬이나 명예를 쫓지 않았습니다. 단지, 누군가가(학생) 힘들어 할때 조용히 손을 내밀어 주고, 지켜봐 주었습니다. 어른이라서 ‘너희가 이렇게 해야 한다.’ 라고 굳이 설교하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들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처음에서도 나오죠. ‘무주상보시’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 보시(無住相布施)란,
베풀 때 ‘나’도 ‘너’도 ‘이 행위’ 자체도 의식하지 않고
그저 자연스럽게 돕는 걸 뜻합니다.
- 보답을 바라지 않고,
- 나를 드러내려 하지 않고,
- 상대방을 무겁게 하지 않으면서 베푸는 것.
어른 김정한 선생님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베풀면서도
“내가 이렇게 해줬다”고 생색내지 않았습니다.
도움을 받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베푼 건 그 자체로 충분하다.
굳이 인정받거나 보답받지 않아도 괜찮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강해진 요즘, 김정하 선생님의 삶을 통해 내 삶을 계속 돌이켜보고 진짜 어른으로 살아보자고 다시 마음을 다져 봅니다.